이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이며, 어떤 이들에게는 필요한 이별이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꼭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이혼은 부부 사이의 관계를 마무리 짓는 과정이지만,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까지 마무리 짓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혼할 때 챙겨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아마도 대개 “우리 아이”라고 답하지 않을까.
하지만 자녀를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고 하면서도, 막상 이 자녀가 보장받아야 할 권리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여기서 자녀가 보장받아야 할 권리란, 이혼을 비롯해 여러 사정으로 아동이 부모와 분리되더라도 부와 모 모두에게 한결같은 애정과 돌봄을 받으며 그 관계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권리를 실현하는 기본적 전제인 동시에 실천이 바로 면접교섭이라는 점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전제다.
이는 개인의 생각에 따라 따르고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보장된 법적 권리다. 따라서 이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 행사가 아닌 아동의 권리 보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혼하면 한쪽 부모와 자녀가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자녀를 한쪽 부모와 의도적으로 분리하고 단절하기까지 하는 경우도 많다. 면접교섭 이행률을 가늠할 수 있는 여성가족부의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비양육 부모가 정기적으로 만난다”에 대한 응답은 고작 11.8%에 그쳤고,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경우는 18%에 이르렀다. 우리 사회가 아동의 최선의 이익, 아동의 권리를 중심에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다.
《이혼해도 부모입니다》는 사법계에서 아동 권익 전문가로 손꼽히는 임수희 판사가 가사 재판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부모가 이혼한 뒤에도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지키며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