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어린이를 만나온 오유신 작가가 쓴, 어린이에 대한 이분법을 넘어 오늘을 사는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 기록. 빈곤과 방임, 학교폭력을 경험했던 어린이가 자라 ‘이상한’ 어린이들을 유심히 바라보는 교사가 되어 목격한 다채로운 어린이의 세계지도.
우리는 모두 한때 어린이였는데도 어린이에 대한 어른의 시선은 여전히 편협하다. 어린이는 순진무구하고 밝으며 무해한 존재로 비춰지기도 하고, 우리 사회를 이어받을 ‘미래의 희망’으로 불리기도 한다. 반면 ‘노키즈존’을 만들 정도로 성가시고 부족한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며, 유튜브와 스마트폰에 중독된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여기를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추상적인 상상을 벗어나 오롯이 존재한다.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며, 어린이들이 모인 교실은 ‘작은 사회’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사회이다. 어린이들의 세계에는 비-어린이들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욕망과 법칙과 힘의 역학과 관계가 존재한다. 어린이들은 각자의 취향과 욕망을 가진, 자신들의 사회를 꾸리고 또 사회의 영향을 받는, 어쩌면 누구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개별적인, 생생히 살아 있는 존재다. 이 책 속에 담긴 것은 저자가 학교에서 그런 어린이와 연루되고 휘말리며 ‘진짜로’ 관계 맺은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