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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버드의 노래

출판사
동녘
저자/역자
크리스천 쿠퍼 지음/김숲 옮김
분야
에세이
인문
출간일
2024/09/30
보도자료_블랙버드의 노래.hwp
2383.5KB
크리스천 쿠퍼는 스스로를 흑인이고, 게이이며, SF와 판타지를 사랑하는 괴짜Nerd라고 소개한다. 1970년대, 성소수자들에 대한 공공연한 차별과 혐오가 만연하던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크리스천에게 청소년기는 “무덤 속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크리스천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알았지만 가족에게조차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그에게 흑인이라는 인종적 정체성과 게이라는 성 지향성은 비슷하면서도 상반된 소수자적 경험을 하게 했다. 인종적 정체성은 숨길 수 없지만, 가족을 비롯한 공동체 안에서는 안전하게 존재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었다. 반면 성 지향성은 숨길 수 있는 대신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숨겨야 하는 정체성이었다. 그는 그 모순적인 고통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백인 동급생들이 “니거Nigger!”라고 소리친다면, 적어도 집에서는 엄마가 당신을 포옹하고 위로하거나 이해해줄 것이다. 하지만 엄마가 “호모!”라고 소리치며 당신이 지금껏 집이라고 믿던 곳에서 쫓아낸다면?” 흑인이자 게이로 살아가는 것은 안전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비밀 속에 고립되는 일이었다.
고독 속에서 새라는 존재에 매료되며 크리스천은 새들의 세상을 자신의 도피처이자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로 삼았다.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퀴어 청소년이었던 그는 탐조를 하며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았다.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새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새들은 자기 방식대로 날아오르며, 한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거리낌 없이 경계를 넘는다. 크리스천은 붉은어깨검정새의 빛깔에 감탄하고, 희귀한 커틀랜드아메리카솔새를 쫓고, 굴뚝새의 노래에 이끌리며 위로받았고 삶의 세계로 나왔다.